뭔가 다른 설날

모두가 알다시피 이번 주는 설날이었다. 하지만 올해는 아마 내 인생 중에서 가장 명절답지 않은 명절을 보낸 한 해로 남을 것 같다. 그 이유는 또 역시 코로나 때문이다. 코로나가 쉽사리 나아지는 상황을 보이지 않자, 정부는 명절임에도 불구하고 2.5단계가 계속 유지된다며 5명이상 모이지 말라고 하였다. 하지만 나는 그런 정부의 대응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물론 코로나가 얼른 사라져야 우리에게 옛날같은 생활이 더 빨리 올 수 있긴 하겠지만 나는 그래도 이런 중요한 명절같은 행사까지 막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았다. 그래서 우리 가족은 비밀리에 할머니 댁을 방문하였다.

가족이 모두 모였지만 지난 명절같은 분위기를 느낄 순 없었다. 우리가 모이긴 했지만 주변에서 5명 이상 모인 가족들이 신고로 인해 처벌을 받았다는 뉴스를 보며 모두 혹시 걸리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조용히 집에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이제 나도 수능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작년처럼 마음 편히 쉬지 못했다. 하지만 오랜만에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니 매일 공부만 하고 집에만 있던 때와는 다른 기분이 들었다.

이제 설날이 끝나면 또 공부를 하다가 마지막으로 2학년 생기부를 점검하고 정말 3학년이 된다. 아직도 3학년이 된다는 것이 솔직히 잘 믿기지 않는다. 입학하고 학교에서 적응하던 시절을 가진 게 엊그제같은데 벌써 학교를 다닌지 2년이 지나고 1년만 지나면 성인이 된다는 것이 어색하기만 하다. 겨울방학동안 공부를 하고 인생에 대해 생각해보며 옛날과 약간 사고관이 달라진 부분이 있다. 옛날에는 3학년이 인생의 전부라고 생각했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3학년만이 아니더라도 나에겐 아직 많은 시간이 있었고, 언젠가는 올해의 기억들이 추억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물론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과가 혹여나 좋지 않더라도 너무 절망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Author: swj1126